♧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 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neuropathy (CIDP) ♧
1.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이란?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Chronic Inflammatory Demyelinating Polyneuropathy, CIDP)은 말초신경계에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인구 10만 명당 1~9명 정도에서 발생하는 매우 드문 질환입니다. 모든 나이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40~60대에 가장 흔히 발생합니다.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말초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sheath)라는 물질을 공격해 발생합니다. 수초가 파괴되면 신경 신호 전달이 느려지거나 차단되면서 마비나 감각이상과 같은 증상이 발생합니다. 일반적으로 8주 이상에 걸쳐 증상이 점차 심해지며,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치료가 가능한 말초신경병증이기 때문에 신속히 주치의와 상담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의 원인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가면역반응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체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말초신경계를 잘못 인식하고 공격하는데, 이러한 공격으로 신경의 수초가 손상되고 그 결과 신경 신호 전달이 방해를 받습니다. 일부에서는 감염이나 백신 접종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고 추정하지만, 많은 경우에서 명확한 유발 원인을 찾기 어렵습니다.
3.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의 증상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의 주요 증상은 팔다리의 힘 빠짐과 감각 이상입니다. 증상은 수 주에 걸쳐 점차 진행하며 양쪽 팔다리에서 대칭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증상이 8주 이상 계속 진행하는 경우에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으로 판단하지만, 10% 정도에서는 증상이 4주 이내에 빠르게 진행하기도 합니다.
☆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근력 약화 : 팔, 다리의 근력이 점차 약해지며, 걷거나 물건을 들기 힘들어집니다. 손의 힘이 약해지면 물건을 쥐거나 젓가락질을 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다리 힘이 많이 빠지면 스스로 걷지 못해 휠체어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 감각 이상 : 손발이 저리거나 따끔거리는 느낌이 들고, 감각이 무뎌질 수 있습니다. 손의 감각이 떨어지면 단추를 채우거나 작은 물건을 잡는 등의 섬세한 동작이 어려워집니다. 다리의 감각이 떨어지면 걸을 때 허공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균형을 잡기 어려워집니다.
◇ 뇌신경마비 : 드물지만 10~20% 정도에서는 겹보임, 얼굴마비, 발음장애, 얼굴감각저하 등의 뇌신경마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기타 : 힘 빠짐과 감각 이상 외에 피로감, 떨림, 통증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4.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의 진단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필요합니다. 기본적으로 면담을 통해 임상 증상과 병력을 확인하며,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이 의심될 때는 신경학적 진찰과 검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판단해야 합니다.
◇ 신경학적 진찰 : 의사가 팔다리의 근력과 감각을 진찰을 통해 확인합니다. 해머로 팔다리를 두드려 깊은힘줄반사를 확인하는데,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에서는 깊은힘줄반사가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겹보임이나 얼굴마비가 있으면 눈의 움직임이나 얼굴의 근력도 진찰을 통해 확인합니다.
◇ 신경전도검사 : 팔다리에 전기자극을 준 다음 전기신호가 말초신경을 통해 전달되는 속도를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에서는 신경 신호의 전달 속도가 느려집니다.
◇ 뇌척수액 검사 :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액체인 뇌척수액을 채취하여 신경 주변으로 염증이 발생하였는지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 환자의 뇌척수액에서는 단백질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 혈액검사 :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과 감별이 필요한 말초신경병증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혈액검사가 필요합니다.
◇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 신경 뿌리 부위의 염증을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나 MRI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 신경 생검 : 필요한 경우 수술을 통해 신경 조직 일부를 채취한 다음 현미경으로 분석해 수초의 손상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5.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의 치료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은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신경 손상이 점차 진행해 심한 마비를 초래할 수 있는 반면, 적절한 치료를 적용하면 증상을 완화하고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은 환자마다 치료 반응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개별적인 상태에 따라 치료 계획을 조정해야 합니다. 주요 치료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스테로이드 : 스테로이드는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약물입니다. 스테로이드를 주사로 맞거나 알약으로 복용하면 만성염증탈수초다발신경병증을 유발하는 자가면역반응을 감소시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개월 이상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게 되며,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신중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IVIG) : 정맥을 통해 면역글로불린을 주사하여 신경 손상을 일으키는 자가면역물질을 줄이는 치료입니다. 보통 2~5일에 걸쳐 주사를 맞게 됩니다. 효과가 있는 경우 1~2주 안에 빠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 혈장교환술 : 혈관에 카테터를 넣은 다음 필터를 통해 혈액에서 나쁜 면역물질을 제거하는 치료입니다.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입원하여 카테터를 넣고 약 2~3주에 걸쳐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증상이 아주 심하거나 빠르게 나빠지는 경우에 주로 적용하게 됩니다.
◇ 면역억제제 :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거나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아자싸이오프린, 사이클로포스퍼마이드, 사이클로스포린, 미코페놀레이트모페틸과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김승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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